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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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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절로 눈이 감기는 날_20220622_오버권 더위에 절로 눈이 감기는 날 바람이 너무나도 필요한 날 시원한 그늘 터를 마주친 날 자전거 안장 위를 상상한 날 그래도 산책하는 즐거운 날. 더위에 절로 눈이 감기는 날_20220622_오버권
모자 쓰고 해 가리고_20220621_오버권 산책은 신나지만 여름이라 헥헥. 햇빛은 반갑지만 눈이 부셔 콕콕. 모자 쓰고 해 가리고 발걸음은 통통. 딸랑딸랑 소리 내며 집을 향해 쌩쌩. 모자 쓰고 해 가리고_20220621_오버권
머릿속엔 온통_20220611_오버권 어딘가를 계속 바라보고 있으나 머릿속엔 온통 보호자 생각뿐. 누군가를 향한 간절한 마음은 보지 않으려 해도 스며 나온다. (잠시 후 지하철 출구 옆 가게에 들어갔던 보호자가 강아지를 안전하게 데려가셨습니다.) 머릿속엔 온통_20220611
2021년 12월 31일, 올해 마지막 산책_20211231 2021년 12월 31일. 올해 마지막 산책. 내일이면 또 새로운 해가, 새로운 날이 열리고 다시 새로운 산책을 나서겠지만, 뽀미에게 옷을 주섬주섬 입히며 산책 준비를 하고 있으니 올 한 해, 함께 했던 산책길이 사라락 머릿속을 지난다. 여름의 따가운 햇살, 겨울의 차가운 공기, 더위에 지친 숨소리, 추위에 짙어진 입김, 풍경이 전혀 다른 길을 오고 갔음에도 모든 게 바로 어제 일인 듯 생생한 건, 여전히 걷다가도 내가 오고 있는지 뒤돌아보는 강아지의 사랑스런 눈빛 때문일까. 이제 곧 올 새해, 여전히 함께 할 산책을 기대하며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의 행복한 연말과 건강한 새해를 기원한다. 2021년 12월 31일, 올해 마지막 산책_20211231
서울대병원의 길고양이_20211228 서울대병원 방문. 날씨가 제법 매섭다. 지시봉을 흔들며 차량을 통제하는 관리원의 붉은 피부가, 외투를 여미며 급하게 지나가는 사람들의 종종 걸음이, 마스크 사이로 선명하게 새어 나오는 입김이 무엇보다 확실하게 겨울을 보여준다. 아버지 검사까지 시간이 남아 병원 건물을 빠져나와 은행을 향하는데 실외기 위에 앉아있는 길고양이 세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따뜻한 명당을 알아보고 실외기를 택한 것이겠지만 그것으로 부족했는지 서로 몸을 바짝 붙이고 있다. 가끔씩 다가와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관심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그시 눈을 감고 앉아있는 고양이들. 찬바람이 불 때마다 흰 수염이 살랑살랑 흔들리면 조금씩 몸을 뒤척이며 서로에게 고개를 기댄다. 이 넓은 병원 부지 안에 저런 길고양이들이 얼마나 많이 있을까. 친구들..
[오버권_동물 이야기]홍남교에서 만난 어린 고양이_20211031 걷기 좋은 계절. 목적지까지 도보로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고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백련시장을 지나고 홍남교 사거리에 들어서는데 산책로 옆 인도 구석에 어린 고양이 두 마리가 나와 있었다. 낯가림도 없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고양이들은 누가 봐도 배고픈 기색이 역력했다. 어미 고양이는 어디로 갔을까? 나이는 얼마나 됐을까? 천천히 손등을 내미니 스치듯이 코를 비비는데 코끝이 촉촉한 게 더 안쓰럽다. 어떻게 사람을 경계하지 않게 됐을까. 누군가 잘 해주었던 기억이 있겠지. 가방을 뒤져도 줄 게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있는데 장바구니를 든 아주머니 한 분이 옆에 쭈그려 앉더니, 바구니 안에서 주섬주섬 먹을 거를 꺼내 주신다. 사람에 대한 어린 고양이의 기억은 아마 이런 작은 조각들이..
시고르자브종 강아지_20210120 시장터. 건어물을 파시는 사장님이 데리고 나온 강아지들. 요즘 보기 힘든 시고르자브종 강아지인 줄 알았는데, 엄마가 얼룩무늬 진돗개라고. 꼬물꼬물 움직이는 아기 강아지들은 그저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진다. 시고르자브종 강아지_20210120
일광욕 하는 길고양이_20201112_오버권 강아지와 산책을 하는데 골목길 빌라 창문 햇빛 가리개 위에 앉아 햇볕을 쬐고 있는 길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저 피곤한 표정. 강아지를 보고도 도망가지 않고, 먼지가 잔뜩 쌓인, 경사가 있어서 불편해 보이는 창문 가리개 위에서 고즈넉하게 햇볕을 즐긴다. 2020년이 한 달 반밖에 남지 않았다. 햇살마저 부족한 겨울이 멀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여유 있게 온기를 받기를. 일광욕 하는 길고양이_20201112_오버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