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캠핑갈까 (23) 썸네일형 리스트형 절대 못 잊을 편지_20201122_오버권 친구가 근무하는 학교의 선생님 몇 분에게 (정확히 말하자면 선생님의 아이에게) 최근에 낸 책을 선물했었다. 벌써 두어 달 된 일이라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친구의 손을 통해 귀여운 답장이 도착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아직 한글도 떼지 못 한 아이가 도토리와 낙엽에 그림을 그리고 도화지에 서툰 글씨로 글을 써 보낸 것. ‘서생님 고마워요.’ 손으로 직접 쓴 편지를 받을 기회가 거의 없기에 손편지를 받으면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없는데 더구나 이토록 정성이 가득 들어간 편지라니. 시간이 지나고 이 아이는 자기가 쓴 이 편지를 기억할까 모르겠지만 나는 절대 못 잊을 거 같다. 정성은 언제나 울림이 크다. 절대 못 잊을 편지_20201122_오버권 그래, 가을. 이미 겨울_20201116_오버권 더위에 열어놨던 창문이 어느새 닫히고 이제 밤이면 지나는 바람에 달그락 소리를 내며 흔들린다. 하늘의 빛과 구름의 움직임도 서늘해지고 마음과 생각은 계절에 공진하며 흔들린다. 그래, 가을 저리 높게 뻗어나간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2020년의 가을 하늘 아니, 어쩌면 벌써 다가와 있지 싶은 2020년의 이미 겨울 그래, 가을. 이미 겨울_20201116_오버권 일광욕 하는 길고양이_20201112_오버권 강아지와 산책을 하는데 골목길 빌라 창문 햇빛 가리개 위에 앉아 햇볕을 쬐고 있는 길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저 피곤한 표정. 강아지를 보고도 도망가지 않고, 먼지가 잔뜩 쌓인, 경사가 있어서 불편해 보이는 창문 가리개 위에서 고즈넉하게 햇볕을 즐긴다. 2020년이 한 달 반밖에 남지 않았다. 햇살마저 부족한 겨울이 멀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여유 있게 온기를 받기를. 일광욕 하는 길고양이_20201112_오버권 잔뜩 움츠린 비둘기_20201111_오버권 독립문 영천시장 앞 공터. 쌀쌀해진 날씨 탓인지 비둘기들이 잔뜩 움츠린 채 모여 있다. 다리가 성한 녀석이 거의 없어 마음이 좀 그랬지만 그나마 저리 모여 있으니 서로 의지할 거란 생각에 조금은 안심이 된다. 먹을 것을 주는 사람이 있는 걸까, 괴롭히는 사람이 없다는 걸 아는 걸까, 시간이 지나면 움츠림은 더해지겠지만 다음에도 모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잔뜩 움츠린 비둘기_20201111_오버권 환풍구 위 가을_20201107_오버권 지하철 환풍구. 촘촘한 철망 사이로 가을이 죄다 꽂혀있다. 미화원이 손길이 닿지 않아 고스란히 남아있는 가을 노랗게 존재를 되비친다. 환풍구 위 가을_20201107_오버권 한옥의 흔적_20201105_오버권 길을 걷다보면 아주 가끔씩 지은 지 오래 된 한옥을 만난다. 시간이 정말 많이 지냈기에 보기에도 아슬아슬한 집들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 걸음을 멈추게 된다. 끼익~소리를 내며 저기 오래된 나무문이 열리면 옛 사진 속 어린이들이 가방을 던져놓고 친구들과 놀기 위해 문 밖으로 뛰어나올 것만 같아서. 우리는 생각보다 너무 빨리 컸고 세상은 그것보다 더 빨리 변한다. 한옥의 흔적_20201105_오버권 성수대교 위에서 본 풍경_20201102_오버권 성수대교 위를 걸었다. 차가 쌩쌩 달리는 곳이지만 자전거나 행인을 위해 좁지만 작게 마련된 길로. 압구정에서 안암동까지 두어 시간 중간에 잠깐 힘들다는 생각도 했지만 목적지가 있으니 걸을 맛이 난다. 어디로 갈지 정하지 않고 흔들흔들 걸으면 30분도 힘든 길 힘든 건 역시 몸보다 마음, 다리보단 생각인가. 목표는 그래서 힘이다. 성수대교 위에서 본 풍경_20201102_오버권 가을과 고궁_20201027_오버권 고궁만큼 가을이 어울리는 공간도 드물다. 지나는 사람들은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잠깐씩 걸음을 멈추고 시선을 둔다. 하늘, 단풍, 기와의 3분할. 어느 곳보다 가을을 뚜렷이 알린다. 가을과 고궁_20201027_오버권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