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근무하는 학교의 선생님 몇 분에게
(정확히 말하자면 선생님의 아이에게)
최근에 낸 책을 선물했었다.
벌써 두어 달 된 일이라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친구의 손을 통해 귀여운 답장이 도착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아직 한글도 떼지 못 한 아이가
도토리와 낙엽에 그림을 그리고
도화지에 서툰 글씨로 글을 써 보낸 것.
‘서생님 고마워요.’
손으로 직접 쓴 편지를 받을 기회가 거의 없기에
손편지를 받으면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없는데
더구나 이토록 정성이 가득 들어간 편지라니.
시간이 지나고 이 아이는 자기가 쓴 이 편지를 기억할까 모르겠지만
나는 절대 못 잊을 거 같다.
정성은 언제나 울림이 크다.
절대 못 잊을 편지_20201122_오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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