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화단 잎줄기 하나가
엉금엉금 기어올라 집안을 엿본다.
매일 보는 골목 풍경에 질려버린 것일까
내리쬐는 여름 햇살이 지겨워진 탓일까
작은 아이가 창가에 손을 올리고
빼꼼히 눈을 올려 훔쳐보듯이
연두색 작은 잎을 창틀에 걸치고
고개를 갸웃거리듯 바람에 흔들린다.
무엇이 그리 궁금한 걸까
양 갈래로 머리를 땋은 여자애의 뒷모습을 닮은 잎줄기 하나
집안 풍경을 보며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그를 보는 내 얼굴처럼 연한 미소를 띠고 있을까.
[오버권_사진 이야기]집안을 엿보는 잎줄기 하나_2023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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