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탔다.
출근 시간은 지났지만 사람이 많았다.
난 평소처럼 벽에 기대 아이패드에 그림을 그렸다.
앉아서 그리는 게 훨씬 편하기는 하지만 뭐 어쩌랴.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시선이 느껴졌다.
고개를 살짝 드니 나이 지긋한 아저씨 한 분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왜 쳐다보지?’
나는 다시 아이패드 쪽으로 머리를 숙였다.
그러다 다시 고개를 들었는데, 아저씨는 여전히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림을 그릴 때 받는 시선이야 일상적인 것이지만
아저씨는 나와 꽤 떨어진 거리에 있었기에 그림을 그리는 것도 알 수 없었을 텐데,
좀 이상했다.
지하철이 환승역에 가까워 졌을 때일까..?
아저씨는 반쯤 일어나더니
내 쪽을 향해 이리로 오라는 듯 손짓을 했다.
난 주변을 둘러 봤다. 나를 향한 손짓 인 것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손짓은 계속 됐고 그제야 나는
곧 내리는 아저씨가 나에게, 당신이 앉았던 자리에 앉으라고 부른 것을 알게 됐다.
나는 자리에 앉았고
미처 인사를 할 틈도 없이 아저씨는 지하철에서 내렸다.
솔직히 처음 눈이 마주쳤을 때
‘왜 쳐다보는 거야, 저 꼰대.’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다.
어른 같지 않은, 예의를 지키지 않는(특히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선 채로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커다란 가방을 매고 손에 책까지 들고 있었으니)
하지만 쉬 지나칠 수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그 분은 나를 위해 친절을 베풀어 주었다.
작지만 참 고마운 일이다.
인사를 드리지 못한 게 지금도 아쉽다.
자꾸만 늘어가는 선입관을 경계하는 것으로
그 분께 감사를 대신해야겠다.
‘고맙습니다.’
http://blog.ohmynews.com/overkwon/553399
[오버권_아이패드 스케치]나를 향한 손짓_2018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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