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2022년 5월 2일, 마스크 없는 산책_오버권
오버권
2022. 5. 2. 13:40
검정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집 밖으로 나섰다.
강아지와 매일 걷는 산책길인데도 너무나 새롭다.
필터라는 문턱 없이 콧속으로 들어오는 공기,
김서림 없이 깨끗해진 안경 앞에 펼쳐지는 시야,
마스크 없는 산책이 이토록 소중한 것임을 새삼 깨닫고
이 순간을 맞게 해 주신
많은 분들의 희생과 노력에, 시민들의 협조에 고개를 숙인다.
이제 다시 예전과 똑같은 세계는 돌아오지 않겠지만,
또 어떤 역병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저 몸 안으로 직접 들어오는 공기에 감사하고 싶다.
마스크 하나에 생각이 달라지듯,
사람은 지극히 환경적인, 환경에 영향을 받는 동물이다.
이제 곧 달갑지 않은 자들이
세상의 온갖 더러운 짓은 죄다 골라 하면서도 고개를 뻣뻣이 들고 다니는 자들이
우루루 쏟아져 나오는 세상이 다가온다.
이 역시 많은 사람들의 행동과 생각에 영향을 줄 것이다.
우리에게는 예전과 다르게 빠른 통신망과 SNS라는 마스크가 있지만
심적으로 매우 불편한 상황이 이어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
부디 이 상황을 5년 동안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기 졸업이란 좋은 것이니까.
2022년 5월 2일, 마스크 없는 산책_오버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