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권_사진 이야기]오징어찜과 친절한 선물_20181224
요즘 자주 가는 백련시장 만남의 광장.
테이블에 앉아 친구에게 새로 그린 그림을 건네는데 음식을 가져오시던 사장님이 깜짝 놀라신다.
너무 예쁘다고, 진짜 같다고 연신 감탄하시는 사장님.(사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내가 그림을 그린다는 걸 말씀드린 적이 없기에 더욱 놀라신 거 같았다.
마침 가지고 있는 그림이 있어 몇 장 드렸더니 아이처럼 활짝 웃으며 좋아하신다.
받으시는 분이 이리 기뻐하시니 덩달아 내 기분도 좋아졌다.
다음날 장 보러 나가다가 사장님의 얼굴이 생각나 그림을 챙겼다.
가게에 도착하니 사장님이 가게 밖으로 나와 누군가를 배웅하고 있었는데,
사장님의 따님과 손자들이었다.
그림을 더 드리려고 가져왔다니 그림을 들고 나와 가족들을 세워 놓고 한참을 설명하신다.
(덕분에 가족분들의 감사 인사까지 받았다.)
오징어볶음 포장을 주문하고 잠시 뒤에 계산을 하려는데
그냥 가져가라고 손사래를 치신다.
이러시면 안 된다고 받으시라고 하는데 앞으로 그러면 우리 가게 못 온다고까지 하시니 도리가 없는 상황.
문 밖으로 나오셔서 손을 잡으시며 그림 너무 고맙다고, 딸과 손자들도 너무 좋아했다고 활짝 웃으시는 사장님.
그간 내가 봐왔던 친절함이 다시 한 번 진하게 느껴졌다.
그림을 그리는 직업을 갖고 있기에, 다양한 공간에서 여러 사람들과 만난다.
그림을 줄 때, 반응은 정말 다양하다.
하지만 정말 고마워하시며 활짝 웃는 분들을 보면 선 하나라도 더 그리고 그림 한 장이라도 더 드리고 싶어지는 게 당연지사.
그런 상황을 만날 때면 가슴이 손난로를 넣은 것처럼 따뜻해진다.
그 친절함이, 따뜻한 웃음이 마음을 데웠기 때문일 것이다.
2018년 연말,
그림을 드린 건 나지만
그 이상의 친절함을 받았다.
만남의 광장 사장님께 감사드린다.
[오버권_사진 이야기]오징어찜과 친절한 선물_2018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