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이야기/디지털 스케치와 일기
[오버권_아이패드 스케치]잣대와 조언_20180119
오버권
2018. 1. 19. 15:36
나에게 과학을 배우는 학생이 하나 있다.
어릴 때부터 봐온, 착하고 순한 친구인데
그 나이 대 학생들 중 다수가 그렇듯, 게임을 좋아하고 공부하기 싫어하며 집중력이 좀 약한 편이다.
최근 꼭 외워야 하는 부분 진도를 나가게 되어
‘다음 시간까지 꼭 외워’라며 숙제를 내주었다.
하지만 2주 동안 거의 진전이 없었다.
다시 숙제로 내줄까 하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수업 시간 내내 반복해서 외우도록 했다.
그런데 솔직히 맘속으로는
‘이걸 외울 수 있으려나’하는 생각을 가진 게 사실이다.
오랜 시간 봐왔기에 녀석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30여 분이 지나가면서 가능성이 조금씩 보였다.
‘어?’
그리고 수업이 끝날 즈음
학생은 조금 서툴지만 마침내 암기 사항을 다 외우는데 성공했다.
학생의 등을 두드리며
“거봐, 하니까 되잖아.”라고 칭찬했지만
맘속으로 이 학생이 외우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내 자신을 반성할 수밖에 없었다.
못 할 거야,
할 수 없을 거야 하는 생각이
잣대가 되고
그 잣대가 이어지면
아예 굳어버린다.
고정된 잣대.
그렇게 생각이 굳고 나면 세상을 보는 시선도 굳는다.
가르치는 학생 덕에 눈을 비빈다.
좀 더 말랑말랑하게 바라볼 것.
그리고 주변에 전하는 조언을
나에게도.
http://blog.ohmynews.com/overkwon/553225
[오버권_아이패드 스케치]잣대와 조언_20180119